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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광교산 겨울 달리기

by meja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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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날씨가 너무 추워 밖에서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니 실내에서 근력운동을 한다고 당근마켓에서 덤벨을 구입하여 2-3가지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실외에서 하던 운동을 못하게 되니 답답하고 갑갑하여 어떤 방법으로 해야 되나 고민을 며칠 하다가 따뜻한 날 눈 쌓인 팔달산 코스를 천천히 달리는데 미끄러워 불안 불안하여 그냥 찬바람과 답답한 마음 달래는 기분으로 움직이니 조금은 해갈이 된다. 

 

수원 광교저수지(22.12.24)

 

이 기분이 하루도 못가 다른 뾰족한 수가 없나 또 고민을 한다. 내년에 마라톤기록을 좀 단축하려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초장부터 깨지는 기분이다. 이러면 않된다.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다짐을 하지만 훈련에 대한 아쉬움이 아직 마음에서 녹아나지 않아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것에 걱정만 하고 있다. 오늘 아침은 안 되겠다 싶어 광교산을 가기로 작정하고 늦은 아침을 먹고 혼자 가기로 마음먹었지만 

 

수원시 아름다운광교저수지

 

혹시 친구에게 갈 수 있냐고 했지만 역시나 선약이 있어 힘들다고 해 혼자 집에서 출발하여 수원천으로 내려갔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길에 눈과 얼음이 그늘진 곳에는 미끄러워 조심조심 걸었다. 냇가에 물은 맑은데 집중하여 걷지 않으면 넘어지기 딱이다. 코스를 어디로 정할까 생각을 하면서 눈길을 걷는데 쉽지 않아보여 산도 좋지만 그냥 종점에서 통신대 헬기장 쪽으로 가자고 마음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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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광교산 (통신대 헬기장 가는길 고욤나무)

 

광교산 13번버스 종점을 지나 길을 올라가는데 길 바닥에 염화칼슘을 너무 많이 뿌려놔 눈은 다 녹았으나 길에 아직도 많이 남아 환경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제설작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통신대 오르는 길목에 바리케이드를 지나니 눈이 꽁꽁 얼어서 새로 산 아이젠을 할까 잠시 망설이다. 걸을만 하여 그냥 올라가는데 11시 방향에 앙상한 고욤나무가 서있다. 고욤나무는 이 길을 지날 때마다 한 번씩 확인하고 지나치는 나무이다. 

 

수원시 광교산 통신대 헬기장 오르는길

 

지난가을 폭우가 내려 이 길에 초입 부분이 거의 유실되어 차량은 물론 MTB자전거도 등산객이 걷기도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많이 도로가 망가지다니 수원에서 25년 이상을 살고 있지만 처음 접하는 재해다. 복구하는데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 갖다. 이 코스는 십여 년 전에 마라톤 클럽에서 훈련코스로 여러 번 힘들게 달려 본일이 있다. 훈련코스로는 괜찮은 장소다. 아쉽지만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수원시 광교산

 

이곳은 수원천 발원지로  알려진 곳인데 윗부분은 멀쩡한데  눈이 녹으면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궁금하다. 이제 200m만 오르면 통신대 헬기장이 나온다. 아직 눈이 덮여있겠지 이 길은 동남방향인데도 눈이 녹지 않았다. 아직은 기온이 낮아서 그런가 보다. 주어진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차이가 많이 난다.

 

수원 광교산 통신대 헬기장

 

예전에 헬기장에서 여러 번 행글라이더 타는 것을 많이 봤는데 지금은 하지 못하나 보다. 산 아래에 고압선과 주택들이 들어서서 위험해 보인다. 서울방향을 바라보면 겨울에는 공기가 오염된 층을 뚜렷이 보였는데 요즘은 좀 나은 편이다. 대기오염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광교산에서 이곳까지만 올라와도 공기가 깨끗해 상쾌한 기분이다. 

 

수원 광교산 헬기장벤취

 

광교산을 올 때면 한 번은 산행을 하며 컵라면과 커피를 먹고 싶어 준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때가 있었다. 주변에 등산객들이  가끔 컵라면을 먹으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산행을 하게 된다. 특히 겨울은 따끈한 물에 커피를 산에서 먹으면 커피맛이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서 꼭 나도 언젠가는  준비를 해와야지 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 되었다. 이제 광교산에 오는 나의 버킷리스트 하나가 실행되었다.

 

수원시 광교산 통신대 헬기장에서 바라본 북쪽

 

통신대 헬기장에서 바라본 서울방향은 앞이 탁 트이고 가까이는 의왕시와 안양시가 보이며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경우도 있지만 오늘은 겨울인데도 전혀 바람이 없어 한참을 쳐다봤다. 마침 산에 사는 고양이 한 마리가 컵라면 냄새를 맛고 왔는지 가까이 다가 오는 것이다. 산속이라 먹을 게 없어 두리번두리번 하더니 그냥 가버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양이 먹을 것을 좀 준비할걸 하며 하산 준비를 한다.

 

수원시 광교산 통신대 헬기장(아이젠 착화식)

 

오늘은 여러 가지로 광교산을 찾게 되었는데 새로 아이젠을 구입하여 테스트를 할 겸 해서도 그 경우이다. 작은 날의 아이젠이 있지만 제대로 기능을 못하여 늦기 전에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었고 이번 지리산둘레길을 가다가 20년 된 날 5개짜리 끈으로 묶는 아이젠을 비상용으로 가지고 갖는데 갑자기 눈발이 날려 아이젠을 착용하는데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결론에  바로 이 아이젠을 구입하고 마침 광교산에서 착화식을 하자는 판단에 신어보았는데 간편하고 착용감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원시 광교산 파장동헬기장 오르는길

 

통신대 헬기장에서 파장동 헬기장으로 오는 길은 2km가 채 되지 않아 트레일런 훈련을 할 때는 뛰어서 다니는 길인데 오늘은 눈 때문에 뛰기가 쉽지 않다. 이 능선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모두 볼만한 경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봄에는 진달래꽃. 철쭉꽃. 쪽동백꽃. 때죽나무꽃등 많은 꽃이 피어서 심심하지 않다. 여름에는 바람이 능선을 타고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가을에는 낙엽과 단풍이 아름답다. 능선길이 넓어서 여유롭게 달리기를 할 수 있다.

 

 

수원시 광교산 지지대 능선

 

몇 년 전 이 능선은 울트라마라톤 코스로 매 수요일마다 달리곤 했었다. 그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파장동헬기장까지 언덕이 몇 개인지 세어 가면서 한 번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뛰면 쉬지 않고 파장동헬기장까지 갈 수 있겠지 하면서 달렸는데  끝까지 쉬지 않고 가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진짜로 열심히  뛰고 나면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수원광교산 지지대 하산능선

 

이 길은 가끔 하산할 때 들르는 길이다. 다 내려오면 왼쪽에 파장동 저수지가 보인다. 지지대 능선에서는 왼쪽 골짜기로 보였다 안보였다 하면서 내려온다. 산길인대도 넓어서 호젓하게 뛰어서 오면 여유가 있는데 특히 봄이나 가을에는 분위기가 아주 좋아 광교산 능선코스중 단연 으뜸이다. 이 능선을 걷다 보면 늦은 봄에는 으아리꽃 한그루가 초라하게 피어 있기도 하다.

 

수원시 광교산 파장동 저수지 입구

 

이제 산행코스는 다 내려왔다. 저 앞에 보이는 파장동저수지를 뒤로 하고 걸어가면  이목동 소나무길 입구가 나온다. 예전에 수원으로 첫 이사를 할 때 지지대 고개를 넘어서 지난 기억이 난다. 그때는 길이 멀어 보였는데 지금은 걸어 다니곤 한다. 오늘은 집까지 걸어가기로 생각을 했으니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가야겠다.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한 3-4km 정도 될 것 같다.

 

수원시 종합경기장내 케이티 위즈파크

 

이 경기장은 이사 올 때인 90년대 중반에 유일한 수원시내 경기장인데 지금은 월드컵경기장과 지역마다 실내체육관이 많아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지는 않지만 야구장은 시즌 중에는 관객이 몰린다. 전에 수원을 연고지로 하던 현대 유니콘스시절에는 아들과 수시로 야구경기를 관람하면서 응원도 열심히 큰소리를 지르고 상대팀에게 야유도 보내며 재미있게 야구에 빠져 보기도 했다. 지금은 연고지를 서울 고척돔으로 옮긴 키움히어로즈이지만 아직도 키움팬으로 남아있다.

 

수원시 화성 장안문

 

수원에서 생활은 한지 언 23년 정도 되다 보니  수원도 많이 변했지만 화성행궁도 또한 많이 바뀌었다. 장안문 주위둘레도 전에는 장안문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순환하는 노선이었는데 지금은 한쪽 방향으로 만 다니게 되었다. 문안으로 통행할 수 있게 되어 분위기와 운치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서울이나 안양을 다녀오다 장안문을 바라보면 아! 이제 집에 다 왔네 하면서 마음에 안도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수원과 내가 만난 추억을 더듬어 운동삼아 광교산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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