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식물

산거울(댕기풀, 가는잎 그늘 사초)

by meja 2024. 7. 7.
반응형

이번 둘레길(외씨버선길 11구간)은 소문대로 그냥 산행만 하는 코스이다. 백두대간코스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우리 일행중 대간을 다녀온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길이라고 출발 전에 이야기를 들었다. 외씨버선길 11구간은 봉화군 상운사 입구 초입부터 시작되었다. 코스를 들어서자 마자 여름으로 들어서서인지 산속에는 특별한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선달산 오르는 중턱에 산거울(사초과)

 

우리는 외씨버선길 11구간을 시작하기 위해 생달 마을에서 1톤 화물트럭을 타고 상운사 입구까지 올라왔다. 아니 왜 걸어가야 하는길을 차를 타고 가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김삿갓문학관을 도착하고 서야 알게 되었다. 코스가 너무 난이도가 상이라 주최측에서 편의를 봐준것이었다. 아무튼 1km 정도를 오르니 늦은목이 구간에 도착했다. 

 

 

그렇게 힘들지 않고 올라 왔지만 지난 5월과 6월을 무릎재활로 인해 함께하지 못하여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이번 코스를 신청하였다. 늦은목이에서 건달산 정상은 2.8km로 천천히 걸으면 어렵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건달산 정상을 중간쯤 갔을때 갑자기 나무들 사이로 잔디치고는 꽤 큰키에 마치 초록구름이 너울거리는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 왔다.

 

 

반응형

 

 

평소에 못보던 풀인데 너무 부드럽고 포근해 보인다. 풀이름도 잘 몰라서 옆회원이 댕기풀이라고 일러준다. 사초무리가 이렇게 많이 모여서 자라는 광경은 처음이라 약간 당황하고 신기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이 사초(가는잎 그늘사초-일본식 직역)에 서식환경을 알아보고는 이해하게 되었다. 어려운 서식환경을 극복하려고 집단구조로 밀집하여 번식하면서 가장자리를 점점 넓혀나가서 가운데는 죽음의 중심(dead center)을 만들며 영역을 밖으로 확장해 나간다고 한다. 

 

다시말하면 가운데는 영양분이 점점 고갈되어서 살 수 없기 때문에 극히 짧은 땅속줄기로 십 수년에 걸쳐 야금야금 퍼져나가는 생태전략으로 생존한다. 산거울이라는 우리말 명칭도 실재로는 산거웃으로 산과 거웃 합성어이다. 거웃은 수염의 고어로 산에서 나는 수염이란 뜻인데 발음이 변하여 산거울이 되었다. 또한 사초과(싸라기풀) 식물이라 순우리말 이름은 "산거웃싸라기풀"이라 불릴수 있다.

 

 

산거울은 여러해살이로 단면이 둔한 삼각형이며 , 매우 짧은 땅속뿌리가 발달하고 따로 달리는 줄기는 없다. 잎은 1mm 저후의 가는 실 같으며 꽃이 핀 뒤에는 길어진다. 꽃은 4~5월 이른 시기에 피며, 위 사진은 6월말에 본것으로 꽃도 없고 열매도 없어서 관찰하지 못 하여 아쉬움이 있다. 영어명은 (Dwarf ground sedge) 이다. 사초과인 이 식물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 "가는잎 그늘사초" 라는 명칭으로 나온다. 좀더 자세히 알아보니 (細葉日陰管-호소바 히카수게) 일본명칭을 그대로 번역 해논 것이다.

 

 

영어 이름 뜻과 일본 이름 뜻은 많은 차이가 난다.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안타갑기만 하다.

산거울은 작지만 스스로 살아가려는 생명체의 본질을 다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