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을 끼고 있는 팔달산은 도심 한복판에 휴식공간으로 제격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올라올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요즈음은 지난 11월에 눈폭탄으로 많은 나무들이 쓰러지고 부러져 산 중간중간에 오솔길이 가로막혀 시민들이 다니기에 불편하다. 쓰러진 나무들을 치우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팔달산 순환산책로는 대부분 나무들이 옆으로 치워져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팔달산 가까이에 거주하다보니 수시로 산과 주변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주변 상황이 눈에 띄게 된다. 한 1년 전쯤부터 병무청 근처 약수터 가까이에 집이 수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름 아니라 카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경우에 이곳을 지나다 보면 특히 초저녁 무렵에 저 멀리 석양의 노을이 아주 멋있게 시야에 들어온다. 팔달산 해뜰 무렵에 노을은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노을이 지는 모습은 자주 봐온 터라 그리고 팔달산 서쪽으로는 카페가 전혀 없다.

마침 이곳을 카페로 개조하는 모습을 보니 반가운 생각이 든다. 그런데 2023년도 어느 때부턴가 시작을 한거 같은데 지날 때마다 아주 조금씩 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 주인이 직접 수리를 하나 보다라는 생각으로 관심 아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었다. 혹시 카페 개업이 자꾸 미뤄지는 게 아닌가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드디어 오늘(2024년 12월 19일) 개업을 한다는 안내를 어제 저녁때 운동을 하다 보았다.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든다. 마침 오늘 아침에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는데 오늘따라 커피맛이 영 아니다. 그 핑계로 카페 크로이츠에 가서 커피맛을 봐야지 생각을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요즘 날씨가 추워져 저녁운동을 피하고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을 때를 골라 움직여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카페 메뉴중 제일 위에 있는 말쯔커피는 보리를 태워서 커피맛을 내는 독일식 커피라고 합니다. 요즘 건강음료로 유행하는 커피이죠. 이탈리아에도 오르조(ORZO)라는 태운 보리커피가 있습니다. 처음 입으로 들어갈 때는 커피맛인데 먹고 나서는 아닌듯한 그런 맛을 느꼈습니다. 여기서 아직 말쯔커피맛은 못 보았습니다. 주인장에게 다음에 맛보기로 하고 아메리카노 핫으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조금 있다 커피가 탁자 위에 놓였습니다.

아메리카노 맛은 굳이 기준을 정하자면 스벅보다는 순한 맛이고 양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편하게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밖의 주변경치를 감상하면 좋을듯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겨울에 눈이 오거나 여름에 비가 내릴때도 좋을 듯합니다. 카페 크로이츠는 어느 계절이나 밖을 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올 것 같은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일 년 내내 팔달산에서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벚꽃이 필 무렵이면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카페 크로이츠에 오는 길은 옛 도청후문쪽에서 북쪽으로 200 여 미터를 걸어오거나 병무청을 바라보고 왼쪽 언덕을 올라와 약수터와 운동기구들을 지나거나 아니면 화서문에서 옛 도청후문 쪽으로 500여 미터를 걸어오면 된다. 아직은 겨울이라 야외에 테이블이 없지만 봄쯤이면 밖에도 테이블이 놓일 것 같다. 특히 예쁜 나무 세 그루가 있는데 화살나무와 나무수국 그리고 안개나무가 자라고 있다. 앞에 나무는 노박덩굴과와 수국과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안개나무는 옻나무과이며 잎이 하트모양이고 꽃이 좀 거리를 두고보면 몽롱한 솜덩어리 모양으로 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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