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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의 북악산 하이킹

by meja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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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격은 독특하다고 할까 별나다고나 할까 아무튼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곤 한다. 그렇다고 괴팍하거나 범상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24년 겨울에 한강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한강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몇 달 동안은 대출을 할 수 없었다. 나는 아직도 한강작가의 작품을 노벨상 받기 전에 읽었던 채식주의자 만 읽었을 뿐이다. 올해 안에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또 몇 년 전 이상한 대통령이 당선되더니 청와대를 개방한다고 난리를 칠 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갈려고 아우성이었다. 이외에도 많은 경우에 일반적인 현상과 어긋난 행동을 하도 많이 해서 쓸 공간이 부족할 것 같다. 

 

청와대 춘추관앞

 

이곳을 오게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정권이 바뀌어 다시 청와대를 대통령의 집무실로 사용해야 하므로 공간을 폐쇄한다고 하여 주위에서 가자고 난리가 아니다. 나는 마지못해 따라나섰지만 아니나 다를까 바로 며칠 전부터 주변 순환코스가 보수공사로 잠정폐쇄되었다고 현장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하여 금융연수원 맞은편으로 가면 된다는 사람들이 있어 가보았지만 마찬가지로 닫혀있었고 공사 중 안내판만 있다.

 

삼청공원지난 안내판

 

포기를 하고 집으로 가려고 내려오는데 길가에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라는 평소 못보던 간판이 보였다. 혹시나 해서 들어가 청와대 둘레길을 들어가는 길을 물어보니 여기도 마찬가지로 공사 중이라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곳에 안내자는 60대 후반정도되는 아저씨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과 안내를 해주시는 것이다. 그러면 청외대 주변을 둘러보려면 어떤 방법이 있냐고 했더니 북악산길인 한양도성길이 있는데 삼청공원에서 올라가 오른쪽과 왼쪽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동대문으로 가는 창신동방향이 있고 왼쪽으로 가면 북악산길로 하여 창의문으로 가는 부암동길을 알려준다. 

 

숙정문 (한양도성의 북문)

 

관광센터에서 준 안내책자를 가지고 북악산길을 보니 제일 긴코스가 4 km가 조금 넘는 길이라 C코스로 된 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길은 생각보다 여러 갈래로 나있어 초보자들은 헷갈릴 것 같다. 제일 긴 코스로 정하고 가니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숙정문에 다다랐다. 언젠가 고등학교시절로 기억되는데 그 시절에는 이곳을 오는 게 불가능하여 (박정희정권시절 통제가 엄격)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억밖에는 나지 않는다. 80년대 이후에 조금씩 조금씩 변하여 지금은 밤에도 북악산길을 갈 수 있다는 팻말이 보인다. 

 

숙정문지나 북쪽 성벽

벽을 따라 길은 약간 구불구불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처럼 좁은 길도 있고 중간중간에 좀 넓은 평지도 나와 사람들이 모여 막걸리잔과 간식을 먹는다. 날씨는 좀 더웠지만 걸을만  하다. 한양성 북쪽을 바라보며 북한산이 저 멀리 보인다. 성벽에서 아래로 위치한 촛대바위를 옆으로 하고 시야가 탁 트인 곡장이라는 곳으로 오르니 북한산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맞은편에서 올라온다. 등산하기에는 적당치 않지만 한양도성둘레길코스로 하여  다니면 좋은 코스다. 

 

청운대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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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와 백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

 

이곳에서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게되다니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평생 한 번이라도 와볼 수 있을까? 궁금하다 서울에서 태어난 나도 처음 오는 길인데 감히 이곳을 누가 올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걸어서 이 길을 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요즈음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오늘도 종종 외국인들을 맛났다. 겨울에 와보면 어떨까 한다. 하얗게 눈 덮인 북한산도 보고 북악산에 눈 덮인 길도 걸어본다면 내국인들도 관심이 있으면 와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백악산 정상(북악산의 다른이름)

 

광화문에서 바라보면 바로보이는 산이 북악산(백악산)이다. 청와대를 가슴에 품고 아늑한 모습으로 그 옛날에 조선시대 왕들을 북쪽 오랑캐에게서 보호했었지. 수백년의 세월을 내다보면서 북악산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세상의 옳고 그름을 만백성들에게 묵언으로 알리고 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을 것만 같다. 그리 높지도 않은 산이지만 많은 것을 함께한 주변의 인왕산, 낙산, 남산을 대표한다고 해야 되나 광화문 앞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북악산을 이제야 오르게 되다니 나에게도 작은 의미를 갖게 한다. 

백악쉼터앞 으아리꽃
창의문

 

북악산길 초입에서 보았던 숙정문과는 차이가 나는 문이다. 이제야 알게되었지만 숙정문(북쪽)은 숭례문(남쪽), 흥인지문(동쪽), 돈의문(서쪽)과 대비대는 대문이다. 한양도성의 4대 문이다. 하지만 창의문은 홍화문, 광희문, 소덕문과 같은 한양의 4 소문이다. 한양도성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어 자료를 찾으며 이 글은 쓰고 있어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한양도성이 아직도 완벽한 복원은 되어있지 않지만 조만간 한양도성 한 바퀴만큼은 다녀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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