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돌로미티와 함께 즐기고 있다. 오늘은 안테르모이아를 트레킹하고 그곳 숙소(Rifugio Antermoia)에서 하루를 묵을 예정으로 이곳 캄피텔로 디 파사(Campitello di fassa)에다 차를 주차시키고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이곳 주차장은 위험도가 높아 아무 데나 주차를 할 수 없다는 소문에 아침부터 주차장을 찾는데 3군데나 돌아다니며 확인을 해야 했다.
밑에 그림 중앙 이정표를 보면 Rif Antermoia 가 표기되었는데 바로 그곳을 목적지로 오늘 트레킹을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디는다. 이탈리아에 돌로미티라는 큰 산맥 중 한 곳을 찾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한국에 있을 때 이탈리아에서 트레킹을 어떻게 시작하고 정확히 그 의미를 모르는 상태로 이렇게 왔다.
좁은 계곡이지만 주변은 꽃들이 많이 피어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날씨는 화창하여 여름날씨 같지 않고 초가을로 접어드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했다. 바람도 약하게 불어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은 더 이상 좋을 수 없었다.
우리는 한국을 떠나기 전 목적지만 알고 그 ROUTE에 대한 조사나 경험담을 찾아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앞에 펼쳐지는 광경 하나하나가 낯설다기보다는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보통 산을 오르면 바로 나무가 있는 숲이 나오거나 바위등 능선을 타는 경우가 많은 데 돌로미티는 이렇게 걷는 코스로 시작하거나 ,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걷는, 그것도 나무가 하나도 없는 그런 길을 멀리 펼쳐진 경치를 구경하면서 순간순간 자연의 경이로움이 변하는 무어라 표현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저 멀리 능선을 넘으면서 보았던 플라트코펠 봉우리와 더 멀리 여러 산들이 보인다. 우리나라 산들도 높이 오르면 풍경이 바뀌기는 하지만 여기 돌로미티는 산 자체가 너무 웅장하다 보니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진다.
두 번째 능선을 오르면서 보여주는 플라테코펠 봉우리와 그 뒤에 여러 산들이다. 날씨가 화창하다 보니 아주 먼 곳도 선명하게 보인다. 한번 비행기로 이곳을 날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친다.
안테르모이아 숙소는 생각보다 멀었다. 올라오는 길은 대체로 넓고 완만했지만 내려오고 오르는 사람들로 서로가 본조르노(Bongiorno-아침인사) 라고 인사를 건넨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숙소까지는 9km 정도로 힘들지 않게 올라왔다. 아니 즐겁게 경치를 즐기면서 걸어서 힘든 줄도 몰랐다.
숙소에서의 식사는 당일 저녁과 다음날 아침만 제공한다. 메뉴도 넉넉하여 허기짐을 가질 생각을 못한다. 다만 식사시간은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이다 보니 식사를 하면서 대화가 주가 되고 식사는 뒷전이다. 나는 이 장소에 낄 만큼의 언어실력이 안돼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였다.
궁금한 꽃이름이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야생화이름을 모른다. 보라색 꽃이 지금 날씨와 적절히 어울린다. 풀과 섞여서 꽃이 피여있는 모습을 이 높은 곳에서도 볼 수 있다.
호수 왼쪽으로 아직도 만년설이 조금 남아있다. 올겨울을 넘길 모양이다. 이곳 숙소는 10월부터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눈이 쌓이면 여기까지 올라오는 능선은 거의 눈으로 덮여 길을 찾을 수도 없고, 미끄러워 트레킹하기에 불가능하다.
왕복 19km를 이틀에 걸쳐 트레킹을 하니 여유로움과 많은 여운이 남는 느낌으로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높은 산과 넓은 길은 여러 가지 스포츠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bike족들이 떼를 지어 산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하늘에서는 페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수십 명 하늘을 멋지게 수를 놓아 여기가 스포츠 천국이구나 자연과 즐기는 아름다운 조건을 갖춘 매력이 넘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부러움을 갖고 다음 일정을 위해 캄피텔로 디 파사(Campitello di fassa)를 떠났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케이블카타고 돌로미티 Cima Rosetta(시마 로제타) 와 (델라 팔라) (7) | 2024.10.20 |
---|---|
진안고원 2길-들녘길(마령면에서-백운면까지) (6) | 2024.10.18 |
로마에서 기차여행으로 피렌체가는 창문 밖 풍경 (0) | 2024.10.11 |
진안고원 3길-내동산 도는길 (8) | 2024.10.09 |
수원에서 가까운 트레킹 코스(왕림봉-삼봉산-지네산-태행산) (8) | 2024.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