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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진안고원 2길-들녘길(마령면에서-백운면까지)

by meja 202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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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둘레길 다니며 비가 오는 경우도 여러 번 겪었기에 큰 비가 아니면 괜찮겠지 하며 산악회 버스를 탄다. 진안 가는 내내 비가 내리다 말다 하면서 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게 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떠나는 둘레길은 2년 전에 시작하면서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이것을 하게된 계기가 별로 좋은 상태에서 시작은 아니었지만 즐거운 결과를 만들어 주고 있다.

진안고원 2길 - 마령면행정복지센터

 

 

비를 맞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나로서는 또 다른 이벤트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옷이 비에 젖으면 귀찮다거나 찝찝한 느낌이 전혀 없다. 단지 즐기려고 한다. 그 이유는 달리기가 취미인 나로서는 비 올때 달리기를 하면 너무 기분이 좋고 시원하다. 어떤 에너지가 내 몸을 이끈다는 기분이 들어 상쾌하다. 한 술 더 떠 막 달리고 싶어 진다.

 

진안고원 2길 - 각자 자유롭게 둘레길 출발

 

둘레길은 아주 부담이 없다. 가다가 옆에 회원이 있으면 공감 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가면 되고. 없으면 혼자 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 된다. 날씨가 좋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비가오면 사진을 찍거나 스틱을 사용할 때 다소 불편하기는 하다. 어쨌든 천천히 가면서 하면 된다. 

 

진안고원 2길 - 수수밭

 

수수밭이다. 수수하면 나는 어릴 때 어머니가 수수팥떡을 만들어 주셨던 기억과 백일기념으로 동네에 수수팥떡을 돌려가며 먹었던 추억이 난다. 또 수수주꾸미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 아이들 태어났을 때 함께 했던 것들도 길을 걸으며 생각해 본다.

진안고원 2길 - 무리지어 비를 맞으며 걷다.

 

요즘은 밭둔덕이나 논두렁 옆을 지나다 야생에 아주 작은 꽃들이 피어 있다. 무리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귀엽기까지 하다. 이런 광경은 들이나 산으로 나와야만 느낄 수 있다. 지금 지나치는 길가에도 많은 야생화들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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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고원 2길 - 방죽위로 걸어가는 일행들

 

진안고원 2길 - 마령면 방죽
진안고원 2길- 탐스러운 대추열매
진안고원 2길 - 섬진강 지류 어느 다리위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비가 오는 장마철 중간중간 비가 그칠 때 집밖으로 나가 개울가 물 흐르는 모습과 물소리를 보고 듣곤 했다. 조심은 해야 하지만 평소에 보지 못한 개울가 물흐름에 그냥 즐거워했었다.

진안고원 2길 - 비온뒤 무섭게 흐르는 강물(섬진강)

 

 

진안고원 2길 -들녘

 

이곳 마령면은 낮이 않은 고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논이 밭과 비교가 안된다. 그런데 논이 온통 벼멸구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중국에서 날아온 멸구로 피해를 본 것이다. 

진안고원 2길 - 비가오는관계로 우회도로로 직진

 

이곳에 도착하자 비가 그치지 않아 일행대부분은 정코스를 생략하고 지름길로 가게 되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어리석은 결정으로 후회를 하며 앞으로 이 소중한 일정을 허트로 보내지 말아야겠다. 

 

진안고원 2길- 꽃무릇(상사화)

 

비가 오는 중에 꽃무릇이 활짝 핀 것이 더 맑은 색감을 보여준다. 물기가 색을 보정하여 더 맑게 보이나 보다. 

 

진안고원 2길- 비온뒤 개울물

 

지금도 비가 오고 나면 깨끗이 씻겨 나간 주변 환경과 맑은 공기를 느끼며 온 세상이 씻긴듯한 기분이다. 옛말에 불보다 물이 무섭다고 하면서 불은 나면 재라도 남지만 물은 모든 것을 쓸어버려 남는 게 하나도 없다. 

진안고원 2길 - 물에 잠긴 거북바위

 

이제 목적지에 다 와간다. 얼굴을 들어 도로 이정표를 보니 왼쪽으로 가면 마이산, 오른쪽으로 가면 임실 방향이라 한다. 우린 왼쪽에 있는 백운면행정복지센터까지이다. 비가 와서 코스를 이탈하여 이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니 정코스로 간 회원들은 아직도 올 기미가 없다. 이 소식을 듣고 아차 내가 실수를 했네.   힘든 일정을 피하고 쉬운 길로 와서 진안고원 2길에 대한 느낌이 반감되었다.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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